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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골수성백혈병

생나기헌 2009. 10. 6. 08:02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조덕연 교수

만성골수성백혈병 (CML, chronic myelogenous leukemia)은 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의 유전자가 손상되어 발생합니다. 이러한 손상이 선천적인 것은 아닙니다. 즉, 출생 시에는 이러한 유전자 손상이 없습니다.
이러한 조혈모세포의 유전자 변화는 악성 조혈모세포의 성장 능력을 강화하고 수명을 연장시킵니다. 결과적으로 백혈구가 조절 불능의 상태로 증식하게 되어 혈액의 백혈구 수가 매우 증가합니다. 그러나 급성백혈병과는 달리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는 백혈구가 대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아울러 진단시 급성백혈병과는 달리 빈혈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혈소판의 감소도 드물기 때문에 급성 백혈병에 비해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경미합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백혈병의 네 가지 형태 중 하나로 모든 백혈병의 20-25%를 차지합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서구에서 매년 10만명 당 2명 내외로 진단되며, 미국에서만 매년 5,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합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주로 30세에서 50세 사이의 연령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성인의 백혈병으로 간주됩니다.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으나, 어린이나 사춘기에는 매우 드뭅니다. 질병의 발생 빈도는 연령의 증가에 비례하여 증가합니다. 질병의 양상은 소아와 성인간에 별 차이가 없지만 골수 이식 등 조혈 모세포 이식에 대한 결과는 나이가 어릴수록 좋습니다.

 
원인과 위험 인자들_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특별한 원인이나 예방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연구 결과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에서 발병 가능성이 약간 높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약물, 화학 물질, 그리고 바이러스의 역할은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에는 분명한 유전 형태가 없으며 어떠한 인종이나, 식이, 환경적 위험 인자도 없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전염되지 않습니다.
 

증상 및 징후_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막연히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쉽게 피곤해 지고 가벼운 신체 활동에도 숨이 차는 것을 느낍니다. 빈혈 때문에 창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비장이 커지는 것 때문에 복부의 왼쪽으로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과도하게 땀을 흘리거나, 체중이 줄고, 더위에 민감하거나 잘 견디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 및 징후들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진단
진단을 위해서 혈액과 골수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 져야 합니다. 혈액내의 백혈구 수는 예외 없이 증가하는데, 간혹 매우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혈액을 유리 슬라이드에 도말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백혈구의 특징적인 양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성숙한 백혈구 즉, 호중구이며 백혈병 세포 같은 미성숙한 세포도 일부 관찰됩니다.

골수 검사를 통해 혈액의 이상 소견을 확인하는 한편, 염색체 검사를 통해 앞서 기술된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염색체의 수 및 형태학적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이 검사를 '세포 유전학 검사'라 합니다. 골수 세포의 세포 유전학 검사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22번 염색체가 짧아지는 것)가 발견되고, 혈액의 높은 백혈구 수 및 기타의 혈액 및 골수의 특징적인 현미경 소견이 확인되면 진단이 확정됩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특징인 이 염색체 이상은 다른 방법으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중합효소 연쇄 반응 검사' 가 그 것으로 유전자 이상을 알아낼 수 있는 매우 예민한 검사입니다.

 

경과_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과는 ① 초기 또는 만성기(chronic phase), ② 촉진기(accelerated), 그리고 ③ 급성기 또는 아구성 발증 (blast crisis) 등의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병기마다 환자의 삶의 질에 차이가 납니다. 환자는 초기 즉, 만성기에는 비교적 증상 없이 수년간 지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가벼운 먹는 항암제로도 쉽게 조절됩니다. 비록 이러한 약제들이 부작용은 매우 적지만, 오랜 기간동안 관해(임상적으로 병의 증거가 없는 상태로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음)를 유도하지는 못합니다. 다른 치료제인 인터페론(피하 주사)은 상당수의 환자에서 오래 동안 관해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치료로 환자들은 편안해 질 수 있습니다. 백혈구 숫자는 정상 또는 정상 부근으로 돌아오고, 비장도 정상 크기가 됩니다. 입원도 필요치 않고, 외래 방문도 자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환자는 모든 정상적인 가사와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만성기는 10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지만, 대개 3-5년 정도 지속됩니다.

대개 수년이 지난 후,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촉진기로 이행되고 그간 사용했던 가벼운 치료제는 잘 듣지 않게 됩니다. 백혈구 수도 약간 증가하고 증상도 점차 다시 나타납니다. 항암제의 양을 증가시킴에도 불구하고 백혈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환자는 자주 증상을 느끼게 되고, 정상 활동을 제한 받게 됩니다. 촉진기의 기간은 다양하나 대개 매우 짧습니다. 이 시기에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대개 항암제 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백혈병 세포들은 더욱 빠르게 생성되고 차차 미성숙한 세포들로 바뀝니다. 골수는 미성숙한 아세포(급성백혈병세포)로 넘치게 되고 막대한 양의 쓸모 없는 백혈구들이 혈액으로 방출됩니다. 이 상태가 급성기 또는 아구성 발증 (blastic crisis)입니다.

백혈구 숫자는 극도로 상승하고, 아구(백혈병 세포)가 비장에 침착됨에 따라 비장도 다시 상당히 커 질 수 있습니다. 급성기는 급성백혈병과 같은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급성기에 침범된 세포의 종류에 따라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로 다시 병을 만성기로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 관해는 부분적이고 짧은 기간 동안 유지됩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급성가 시작되면 불가피하게 병원의 적극적인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환자들은 수혈이나 감염에 대한 항생체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치료_
항암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만성기는 여러 가지의 약물로 쉽게 조절됩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경구투여(먹는 약)가 가능하며 부작용은 비교적 경미합니다. 장기간 투여 시 추가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만성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hydroxyurea (HydreaTM)로 매일 또는 간헐적으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환자 및 가족들은 이 약물이 정상 골수 세포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남자에서 유방이 커지고, 정자 (sperm)의 수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월경의 횟수가 줄거나 아예 중단되고, 임신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 항암 치료를 받는 여성에 임신된 아이는 비정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임 여성은 피임을 해야 합니다. 어떤 환자들은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인터페론 치료:인터페론은 현재 흔히 사용되는 치료제입니다. 인터페론으로 치료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군이 hydroxyurea의 고식적 항암 치료를 시행한 군보다 성적(생존 기간)이 좋다는 보고가 많이 있습니다. 인터페론 치료를 받은 일부 환자에서는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없어집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없어진 환자의 생존율은 90%에 가깝습니다. 인터페론 치료를 시작한 경우 상당 기간 동안 감기 또는 독감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발열, 근육통, 허약감 등입니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가 심하여 용량을 줄이거나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탈모, 설사, 우울증, 입안의 궤양, 심장 부작용 등의 부작용이 간혹 나타나며 심한 경우엔 치료 방법을 바꾸어야 하기도 합니다.

STI-571 (Glivec, 글리벡) :최근 소개되어 2000년 미국 FDA로부터 촉진기, 급성기 및 인터페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기 환자에 대해 사용이 승인되었고, 올해 3월부터는 국내에서도 만성백혈병의 전병기 환자에 보험이 승인된 새로운 개념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입니다. 이 약제는 기존의 항암제와는 달리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의 발현에 따른 타이로신카이네이스(tyrosine kinase)라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서 필라델피아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합니다. 만성기 환자에 대한 초기 치료제로서의 효과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며, 매우 고무적인 결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인터페론에 비해 완전관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약제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글리벡 치료로 이루어진 완전관해 상태가 조혈모세포이식에서와 같이 장기간 지속되고 더 나아가 완치를 유도해 낼 수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기 이릅니다.

조혈모세포이식(골수 이식):조혈모세포이식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현재로서는 조혈모세포이식만이 만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확실한 완치 수단입니다. 이 치료를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 (HLA)이 일치하는 공여자가 필요합니다. 이식을 할 것인지, 하면 언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인터페론, 글리벡 등 약물 요법의 성적이 최근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나이, 공여자의 유전적 일치 정도 및 약물 치료 후 수개월 이내의 반응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 후 이식 여부가 결정되어야 합니다.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이란 대량의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환자의 백혈병을 없애고, 이 때 파괴된 골수를 적당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로 대치하는 것입니다. 이식된 조혈모세포는 새로이 건강한 혈액 세포를 만들어 냅니다. 이제까지는 유전학적으로 일치하는 형제나 자매로부터 골수를 받은 경우의 결과가 가장 좋았습니다. 형제나 자매 중 25%에서만 유전학적으로 일치합니다. 지금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유전학적으로 일치하는 타인 공여자로부터 이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공여자가 있더라도, 환자의 골수이식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나이, 전신 상태, 병기 등의 다른 요소를 반드시 평가해야 합니다.

골수 이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중요한 것이 이식의 시기입니다. 촉진기 또는 급성기의 환자에 대한 이식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대개 만성기나 환자가 완전히 편안하다고 느낄 때 이식을 시행해야 성공적입니다. 많은 환자들은 이식 후 요구되는 회복기간으로 인해 자신의 일상 생활이 중단되는 것 때문에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아야 할지 망설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골수 이식 자체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 대상자는 이러한 조혈 모세포이식 자체의 위험성과 만성기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여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위험성을 비교해야 합니다. 많은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의 선택으로 건강의 회복과 밝은 미래가 보상됩니다.

사실상 많은 환자에서 유전적으로 부합되는 공여자가 없기 때문에 자가 이식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러한 접근은 병의 초기에 환자의 골수를 소량 채취하고 매우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여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진행을 되돌리는 데만 제한적으로 시도되어 왔습니다. 일단 촉진기가 시작되면, 환자를 집중적인 항암 요법으로 치료하고, 저장된 골수를 주입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단지 10%-20%의 환자에서 백혈병을 1년 이상 만성기로 돌려놓는데 성공해 왔습니다. 이러한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식에 사용될 자가 골수에 존재하는 백혈병 세포의 수를 줄이거나 없애려는 방안 (이것을 "purging"이라 합니다)에 대해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기타 치료: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대해진 비장과 증가된 백혈구를 감소시키기 위해 방사선 치료 또는 복부 불편감의 해소를 위한 비장의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촉진기 또는 급성에서 항암제 치료를 하게되는 경우, 백혈병세포가 림프구계인가, 아니면 골수구계인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백혈병세포가 림프구계라면 일반적으로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준한 치료 즉, vincristine과 prednisone, 또는 cyclophosphamide, vincristine, adriamycin, 그리고 steroid의 조합으로 치료합니다.

 
미래의 희망_
만성골수성백혈병이 비록 심각한 병이기는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수 년 동안 약간의 불편감을 느끼는 수준에서, 또는 전혀 불편이나 장애 없이 지냅니다. 새로운 백혈병 치료제의 사용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관해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의 희망은 관해가 완치로 연계되는 것입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로 유망한 분야는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입니다. 유전학적으로 부합되는 공여자에 의한 조혈모세포이식은 실험적인 수준을 넘어, 많은 환자에서 완치 상태로 생존 기간을 연장시켜 왔습니다. 연구자들은 공여자의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자가 골수이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원인과 치료에 중점을 두어 모든 분야에서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환자의 생명 연장과 완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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