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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 백혈병

생나기헌 2009. 10. 6. 08:02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민유홍 교수

급성 골수성(骨隨性) 백혈병 (Acute myeloid leukemia; AML)은 대표적인 악성 혈액암으로, 성인에서 발병되는 급성백혈병 중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장/노년층
에서 호발하나 어느 연령층에서도 발병할 수 있는 이 AML은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만성 백혈병과 달리 임상 경과가 급속하고, 조속한 진단 및 치료를 요하는 질환이며, 적절한 치료 없이는 수주 이상 견디기 어려운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우리 몸에서는 골수라는 곳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여러 혈액세포를 생산해 내고 있으며, 이것을 조혈(造血) 기능이라고 합니다. 백혈구는 골수구계 세포와 림프구계 세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골수구계 세포는 체내에서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몸의 방어체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AML 환자에서는 이러한 골수구계 세포에서 암적인 현상이 유발되어 비정상적인 백혈병세포는 무제한 증식하게 되고, 정상적인 백혈구는 거의 생산이 되지 않는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다른 조혈기능도 소실 내지는 감소되어 빈혈 및 혈소판감소증이 동반되는 것입니다.

왜 암적인 변화를 일으키느냐, 즉 AML의 원인이 무엇인가는 아직 규명이 안되고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 암 유전자 혹은 염색체 이상이 관찰되나, 일반적인 부모 자식간의 유전과는 개념이 다른 것이며, 바이러스, 방사선조사, 유기용매 혹은 환경적인 요인 등이 일부 제시되고 있으나, 대부분 원인을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게놈 유전자 및 단백질 연구 등 첨단 생명과학 연구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바, 이러한 연구를 통해 백혈병의 원인 기전이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원인 기전이 규명될 경우 새로운 백혈병 치료방법도 개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백혈병에 대한 첨단 연구가 활발히 시행되어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세계 각국의 환자의 건강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백혈병에 대한 기초연구에 투자되는 연구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글리벡 경우를 보더라도 외국에서 개발, 판매되는 신약들은 우리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Leukemia Research Fund (백혈병 연구비) 같은 백혈병 기초연구에 대한 범 사회적인 연구지원 활동이 시작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AML에 의한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러한 증상들이 꼭 백혈병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AML 환자에서 어지럽고, 숨이 가쁜 증세가 있을 수 있으나, 꺼꾸로 어지럽고, 숨이 가쁜 증세는 일반적인 빈혈 환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백혈병의 증상은 백혈병세포 증가 및 정상 골수기능 저하에 따른 증세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백혈병세포 증가에 따른 증세는 림프절이 붓는다든지, 간 혹은 비장이 커지고, 뼈의 통증이 생기며, 경우에 따라서는 잇몸이 이유없이 부을 수 있습니다.

정상 골수기능 저하에 따른 증세로는 어지러움, 숨찬 증세, 두통, 잦은 피로감 등 빈혈 증세가 있을 수 있고, 코피, 잇몸 출혈이 잦고, 지혈(止血)이 지연되며, 쉽게 멍이 들고, 출혈반점이 나타나는 등의 혈소판 감소에 따른 증세 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백혈구 감소증에 의한 감염증이 문제가 되며, 발열(發熱)을 수반한 폐렴 등 각종 장기의 세균감염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진단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으며, 상기 증세를 보이는 경우 간단한 진찰 및 일반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병의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고, 혈액 및 골수검사를 통해 백혈병세포를 관찰 함으로서 확진을 하게 됩니다. 골수검사는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어려운 검사는 아니며, 엉덩이 윗부분의 돌출된 부위에서 국소마취 후 가느다란 바늘을 이용해 골수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게 됩니다.
백혈병 진단은 혈액종양학 전문의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자가진단은 불가능하나, 상기 언급한 증세를 보이는 경우 우선적으로는 가까운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AML은 다양한 형태학적, 생물학적, 임상적 특징을 갖는 질환군(疾患群)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AML이라 하더러도 환자에 따른 임상 경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우선 백혈병세포의 모양으로 볼 때, M0, M1, M2, M3, M4, M5, M6, M7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M3 형을 제외하고는 각 유형간의 특별한 치료방법의 차이는 없습니다. M4, M5 형에서는 잇몸, 피부 등 골수 외 조직에 백혈병세포의 침윤(浸潤)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M7에서는 골수의 섬유화(纖維化)증이 흔히 관찰됩니다.

M3 형은 전골수성백혈병으로 언급되며 진단 및 치료 초기 유달리 출혈위험이 높은 백혈병입니다. 이 유형의 AML의 치료는 매우 특이하여 All-trans retinoic acid (ATRA)라는 비타민 유도체을 단독 혹은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여, 백혈병세포의 분화를 유도하여 AML을 치료하게 되는 것입니다. AML은 또한 백혈병세포의 염색체 이상에 따라 양호, 보통, 불량 예후군으로 구분되기도 하며, 암유전자 발현양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기도 합니다.

여러 악성 종양 중 백혈병은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항암요법 후 조혈모세포이식술로 그 치료성적이 향상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백혈병 치료는 몇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AML의 경우 우선은 반드시 항암치료를 통해 완전관해라는 상태에 도달해야 장기적으로 양호한 치료성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완전관해 상태는 쉽게 말해 정상 골수기능이 회복되는 상태로, 백혈병 증세가 소실되고, 정상백혈구 회복으로 면역기능이 회복되며, 수혈 없이도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상태를 지칭합니다. 일차적인 치료 성공상태로, 본원의 경험에 의하면 80%-90% 정도의 환자에서 이러한 완전관해 상태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AML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싸이토신 아라비노사이드, 이다루비신, 다우노루비신, 미토산트론, 에토포사이드 등의 항암제가 사용되며, 본원에서는 관해가 유도되지 않거나, 재발이 된 환자 분에 있어서는 토포테칸 등 다른 항암제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완전관해 유도는 하나의 큰 산봉우리를 정복하는 것이며, 앞에 나타나는 또 하나의 큰 산봉우리를 반드시 정복해야 합니다. 이것은 잔여백혈병세포 근치라는 명제인데, 백혈병 치료 후 상당수의 환자에서 재발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치료 후 남아있는 잔여백혈병세포의 증식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관해 후 추가적인 치료가 필수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관해 후 요법은 몇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고용량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받는 방법, 적은 용량의 항암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유지요법, 과거 골수이식으로 지칭되었던 조혈모세포이식법 등이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그 외 면역요법, 유전자요법, 백혈병세포의 세포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하는 생물학적 치료제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술은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조직형-일치 가족 혹은 타인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기증 받을 수 있으며, 골수 혹은 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제대혈에서도 조혈모세포 추출이 가능합니다. 자기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냉동하여 이식할 수 있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술도 시행되고 있으며, 근자에 부모-자식간의 조직형-불일치 이식, 고령층의 환자 등 특정한 환자 군을 대상으로 항암제의 용량을 감소시킨 미니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등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치료성적을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려우나, 조혈모세포이식은 항암제 및 방사선 투여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식편대 백혈병반응이라는 아주 중요한 항백혈병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항암요법 후 관해상태에서 적절한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 시 완치 확률을 가장 높을 수 있는 치료방법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조혈모세포이식에는 장기독성, 감염증 및 이식편대 숙주반응 등 해결해야 할 사항도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주치의와 긴밀한 협의 과정을 거쳐 환자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법을 선정한 후, 최선을 다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급성 골수성백혈병은 완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바, 환자 및 가족 여러분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여 불굴의 인간정신을 승화시켜 최종적으로 승리하시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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