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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히면 달달한 양파, 혹시 혈당도 높일까?

생나기헌 2022. 8. 21. 06:16

익힌 양파는 달지만, 혈당을 높이진 않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깔 때마다 눈물 찔끔 나는 양파. 익히면 언제 매웠냐는 듯 달달해진다. 이렇게 달아진 양파는 먹어도 혈당이 올라가진 않는다. 왜 그럴까?

혈당은 혈액 속에 포함된 포도당을 말한다. 익은 양파에서 나는 단맛은 포도당과 전혀 상관이 없다. 양파의 매운맛을 유발하는 황 화합물 중 일부는 열을 가하면 프로필메르캅탄( propyl mercaptan )으로 분해되는데, 이 물질이 단 맛을 낸다. 설탕보다 무려 50~70 배 정도 달다.

당뇨병 환자 중 단 맛이 그립다면, 익힌 양파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큰데, 양파 속 케르세틴이라는 성분은 혈관 건강에 매우 좋기 때문이다. 혈관 벽의 손상을 막고, 혈관을 막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의 혈중 농도를 낮춘다. 케르세틴은 내장 지방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12 주간 매일 양파 가루를 섭취하게 했더니, 먹지 않은 그룹보다 뱃살이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일본 국립농업식품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케르세틴은 열에 강해 익혀도 많이 감소하지 않는다. 특히 양파 껍질에 풍부하므로 껍질을 이용해 국물을 우리거나 차로 마시는 것이 좋다. 양파 속 알리신은 열을 가하면 아조엔이라는 성분으로 분해되는데, 아조엔은 피떡(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게다가 인슐린 분비도 도와 당뇨병에 좋다. 아조엔은 구운 마늘에도 풍부하다.

한편, 양파는 실온에 15~30 분 놔둔 후 조리하는 게 좋다. 양파가 산소와 접촉하면 양파의 매운 성분이 체내 유익한 효소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섬유질과 수직 방향으로 자르면 조직 세포가 파괴돼 양파의 영양소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기름에 볶아 먹으면 영양소 흡수가 더 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