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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내내 뛰는 '수퍼 쥐'

생나기헌 2007. 11. 10. 00:15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놀라운 체력의 수퍼 쥐(사진)가 탄생했다. 사람으로 치면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산악자전거를 타고 430㎞ 길이의 피레네 산맥을 휴식 없이 완주하는 정도의 체력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7일 5년 전부터 에너지 대사 연구를 해 오던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런 수퍼 쥐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수퍼 쥐의 비밀은 피로감의 원인인 젖산을 줄이는 것이다. 동물의 간과 신장에는 에너지 대사 관련 효소의 일종인 'PEPCK-C'가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쥐의 골격근에서 이 효소가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했다. 이 효소는 운동할 때 몸 속에 축적돼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젖산 발생을 줄인다. 연구팀이 시속 1.2㎞의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수퍼 쥐와 보통 쥐를 함께 달리게 해 보니 보통 쥐는 19분 만에 나가떨어졌지만, 수퍼 쥐는 최대 6시간까지 달릴 수 있었다.

수퍼 쥐는 보통 쥐보다 먹이를 1.6배 먹는다. 그러나 신진대사가 매우 활발해 몸매는 오히려 날씬하다. 보통 쥐보다 훨씬 활동적이고 공격성도 강하다. 수명도 길어져, 보통 쥐의 3배까지 오래 살 수 있다. 보통 쥐가 번식하는 건 기껏 1년이 한계인데 수퍼 쥐는 생후 2년6개월 후에도 출산이 가능하다. 지능은 보통 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리처드 핸슨 교수는 "보다 빨리, 오래 달리는 '수퍼 말' 같은 다른 동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윤리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는 인간에는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화 방지와 비만 관련 연구단체들이 벌써부터 이 연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문은 "유전자 조작으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 선수가 탄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