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생활

감각 집중명상

생나기헌 2014. 1. 11. 21:53

 

감각 집중명상(일명 MBSR: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의 원리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부의 잡념에 쏠린 주의를 외부 감각으로 주의를 옮김으로써 잡념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만드는 명상기법이다.(사실 감각에 집중하는 거 이외에 어떤 자세를 취하든 행동을 취하든 상관없다. 컴퓨터를 하면서도 감각 집중명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간단한 예시:
이 사진에서 사람은 분명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도 햇빛, 나무, 길, 소리가 있음에도 거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잡념, 딴생각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주의 집중이 자연스럽게 내부의 잡념, 회상에 집중이 되어 있어서 억지로 잡념을 없앤다고 해도 웬만큼 잘 없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옆의 강아지는 그냥 걸으면 걷는대로 걷는 것에 집중하고, 나무에 집중하고, 햇빛이 있으면 햇빛에 집중하고, 길바닥의 촉감을 느끼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잡념은 사라지고 내부의 마음이 외부의 자연과 일치(무념무상, 무위자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감에 집중하는 게 힘든 사람들에게는
처음에는 호흡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몸의 촉감에 집중하도록 하고 그 이후에 오감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단지 그게 전부일 뿐이다. 이것은 불교나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현재에 집중하라,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와 일맥상통하다.  



나의 경우에는 오감에 집중할 수 있지만, 오감에 한꺼번에 집중하기에는 주의집중이 너무 소모되고, 실상 인간은 시각에 대단히 예민한 동물이기 때문에 보통 시각과 청각 두 가지 감각에 집중해서 감각 집중명상을 하고 있다.

나는 처음부터 배워서 익힌 것은 아니고, 트라우마나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 계속 머리 속에 맴 돌아서 그것을 없애려고 궁리를 하던 중에 발견을 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게 감각 집중명상이라는 걸 몰랐었다.(단순히 안 좋은 기억이 사라지는 상상을 하니 희한하게 외부 감각에 집중이 되는 것 같아서 그것이 좋은 것이구나라고 어렴풋이 깨달았을 뿐이다.) 얼마 전에서야 이런 종류의 경험이 MBSR나 감각 집중 명상인 걸 알게 되었다.

혹시나 머리 속에 잡념이 많아서 어떤 일을 할 때 방해가 되어 고민이 되거나, 옛날의 안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힘든 사람들에게 좋은 명상인 듯 하다. 이것을 확장시켜서 안 좋은 기억 뿐만 아니라, 욕구를 잠재울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걷을 땐 걷는 것에 집중한다. 컴퓨터 할 땐 컴퓨터 하는 것에 집중한다. 밥 먹을 땐 밥 먹는 것에 집중한다. 공부 할 땐 공부 하는 것에 집중한다. 어떤 행동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 바로 이 장소에 집중하고, 나를 둘러싼 환경에 집중하고, 감각에 집중한다. 그러면 잡념이 상당 부분 없어질 것이다.'  

노자 도덕경 48장
爲學日益 爲道日損(위학일익 위도일손)
공부를 하는 것은 날마다 더하는 것이고, 도를 닦는 것은 날마다 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