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풍악을 울려라

[스크랩] 이태원 --- 그대

생나기헌 2009. 2. 7. 08:25

 
그대 --- 이태원
 

    

     시 --- 정두리

 

     낭송 --- KBS 아나운서 정동숙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에 자운영 꽃
     혼자 힘으로 일어 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에
     투명한 시인의 눈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 눈 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 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파리도 되고, 실팍한 줄기도 되고
     아~ 한몫에 그대를 다 품을 수 있는
     씨앗으로 남고 싶습니다.
     허물없이 맨발인 넉넉한 저녁 입니다.
     뜨거운 목젖까지 알아내고도
     코끝으로까지 발이 저린 우리는
     나무 입니다.

     우리는 어떤 노래 입니까?
     이노리 나무 정수리에
     낭낭 걸린 노래 한 소절

 


     그대 아름다운 얼굴에 슬픈 미소짓지 말아요
     그대 사랑하는 이 마음 언제라도 있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눈물나게 하는
     눈물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그대와 나는
     두고두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네게로 이르는 길
     네가 깨끗한 얼굴로 내게로 되돌아오는 길
     그대와 나는
     내리내리 사랑하는 일만
     남겨 두어야 합니다.

     그대 아름다운 마음에 슬픈 추억 갖지 말아요
     그대 좋아하는 이 마음 영원토록 있지요.

 

 
 

출처 : 지리산 - 그 깊은 품에 안겨 평화를 꿈꾸다
글쓴이 : 하늘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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