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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는 다른 반려견의 인사법 이해하기

생나기헌 2015. 6. 9. 09:30
상대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면 때로 자연스럽게 서로를 포옹한다. 부모와 자식, 사랑하는 남녀가 그렇다. 서로를 안는 행위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포옹은 서로의 애정전달뿐 아니라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고 마음의 안정감, 위안 등을 얻게 한다. ‘프리허그’ 이벤트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등의 영장류도 서로 애정이 있으면 포옹을 한다. 엄마원숭이가 새끼원숭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다. 문제는 개와 같이 앞발을 손처럼 사용할 수 없는 동물들이다. 우선 개나 고양이들은 안는다는 행위자체가 매우 낯설다. 포옹은 개나 고양이에게 마치 싸움과도 유사한 모습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에 대한 애정표현으로 쉽게 안는다. 이는 반려견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다. 보호자를 상담하다 보면 가끔 반려견이 보호자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도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간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혹시 자신의 애정표현 방법을 반려견이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봐야한다.

같은 행위에 대해 사람, 개, 고양이가 느끼는 감정은 천양지차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자. 포옹뿐 아니라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도 개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낯선 이의 손이 머리 쪽으로 다가오면 사람의 의도와는 관계 없이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개는 사람이 네 다리나 꼬리, 귀 등 몸의 말단부를 만지면 매우 불편할 수 있다. 야생에서 신체말단부는 다치기 쉬운 곳이어서 더욱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사람은 신뢰의 표시로 눈을 쳐다보지만 개는 낯선 사람이 눈을 쳐다보면 위협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개에게는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까. 먼저 자세를 낮추고 개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는다. 몸은 약간 비스듬히 틀어주는 것이 좋다. 개는 처음 만나면 서로의 냄새를 맡는 것으로 인사하기 때문에 주먹을 쥔 상태에서 천천히 손등의 냄새를 맡게 해준다. 얼굴 가까이 손을 내밀지 말고 살짝 내밀어 스스로 다가와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한다.

개가 다가오면 서로 몸을 대고 자연스럽게 어깨, 가슴 등 몸 옆쪽을 만지도록 한다. 얼굴보다는 머리나 귀, 입보다는 턱밑을 만져주는 것이 좋다.

개는 가볍게 쓰다듬거나 긁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이를 조금 허용한다고 해서 꼬리나 다리, 얼굴 등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갑자기 안으면 매우 당황할 수 있다. 안았을 때 개의 입이 사람 몸 근처에 가기 때문에 자칫 사람을 물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수적이다. 맛있는 간식 등을 이용해 차근차근 개의 마음을 여는 것이 좋다.

사람도 나라별로 악수하기, 고개 숙이기, 손 모으기, 껴안기, 볼에 뽀뽀하기 등 인사법이 다 다르다. 하물며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가진 개는 어떨까. 개의 입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사람과 개의 만남을 즐겁게 만들자.